바로가기 메뉴
메인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대한치과의사협회지

협회지 목록

제47권 1호2009.01

상아질 접착제 개발의 역사

  • 작성자경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치과생체재료학교실

상아질 접착제 개발의 역사

경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치과생체재료학교실
조교수  권  태  엽

 

서 론 -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많은 상아질 접착제들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
현재 임상에서는 많은 종류의 상아질 접착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일목요연하게 분류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상아질 접착제 제조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 회사 제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점들은 일련의 상아질 접착제들을 “칼로 자르듯이” 분류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상아질 접착제를 구분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일괄부식(total-etch)”과 “자가부식(self-etch)” 접착제로 나누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용어도 사실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가부식 접착제도 일반적으로 법랑질과 상아질을 일괄부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일괄부식 접착제는 인산(phosphoric acid)을 사용하여 법랑질과 상아질을 함께 부식한 후 수세 및 건조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자가부식 접착제는 자가부식성이 있는 레진으로 처리한 후 수세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분류법은 상아질 접착제가 어떻게 개발되어 왔는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러한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분류법 중 하나는 상아질 접착제를 세대별로 구분하는 것인데, 이는 일부에서는 과학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또한 세대별 구분이 실제로 역사(즉 상아질 접착제들이 출시된 연도)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대별 구분에서 가장 혼동을 주는 것은 문헌에 따라 구분 방법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이러한 단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세대별 구분은 상아질 접착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가, 또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게 될 것인지 다소나마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따라서 세대별 구분이 문헌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일괄부식과 자가부식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세대를 파악한다면 크게 혼동되지는 않을 것 같다. 
따라서 여기서는 세대별 구분을 이용하여 상아질 접착제 개발의 역사를 고찰해보고자 한다(표 1). 이러한 발전 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보는 것은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범주에 속하는 상아질 접착제를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단 여기에서 예로 들고 있는 제품들은 상아질 접착제 개발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지만 결코 대표적인 제품들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여기에서 제시하고 있는 연도는 문헌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세대 접착제

많은 연구자들이나 임상가들은 치의학에 있어서 접착의 시작을 1955년에 발표한 Buonocore의 역사적인 연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Hagger의 연구가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1950년대 초반 영국의 Hagger는 sulphinic acid와 반응하여 자가중합하는 glycerophosphoric acid dimethacrylate (GPDM)에 기초를 둔 모노머를 개발하였고, 이를 적용하여 아크릴 레진을 법랑질에 접착시키려고 하였다. 그 결과 초기의 상업적인 법랑질 접착제인 Sevitron이 개발되었다(그림 1). 사실 Buonocore의 시도는 접착에 있어서는 2번째 시도라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중요한 시도라고 할 수 있고, 결국 그는 접착에 있어서 선구자가 되었다(그림 2).
Buonocore의 시도는 공업적인 용도로 사용되던 고농도의 (85%) 인산을 법랑질에 적용하여 수세, 건조한 다음 아크릴 레진을 적용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상아질에 대한 지식, 특히 도말층(smear layer)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그는 산부식이 레진과 법랑질의 접착에 있어서 방해되는 어떤 물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의 시도 자체는 성공적인 것이었지만 그 당시 공업적인 제품을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위험하고 무모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결국 그의 연구는 무시당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성공에 고무된 Buonocore는 그 다음해(1956년) 동료들과 함께 상아질에 유사한 실험을 하였다. 하지만 이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그들은 상아질을 산 부식한 후 수세, 건조를 하면 수산화인회석(hydroxyapatite)이 제거된 콜라겐이 수축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더 이상 접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았고 그의 연구는 거의 15년 동안 잊혀졌다.
대신 소수성의 레진을 친수성의 상아질에 적용하기 위해 친수성 모노머를 이용하여, 수분과 경쟁할 수 있는 화학적 결합을 형성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다. 당시 실란 커플링제(silane coupling agent)가 성공적으로 2가지 다른 물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를 모방하여 모노머를 개발하였다. 즉 초기의 접착제 연구는 산 부식의 개념을 적용하기 보다는, 한쪽은 치아의 무기질(주로 칼슘) 또는 유기질(주로 콜라겐)과 결합하고 다른 한 쪽은 탄소와 탄소의 이중결합이 있어서 레진과 결합하여 치아와 레진을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노머 개발에 치중되었다 (그림 3).
1962년 bisphenol A diglycidyl methacrylate (Bis-GMA) 모노머를 개발한 Bowen은 이 레진에 접착성을 부여하기 위해 화학적 커플링제인 N-phenylglycine glycidyl methacrylate(NPG-GMA) 모노머를 개발하였고, 1965년 이 모노머에 기초한 Cervident가 SS White사에 의해 출시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모노머들이 이론적으로는 치아와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접착은 아직 극히 불량하였다.

 

2세대 접착제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Newman이 치아에 교정용 브라켓을 직접 부착시키기 위해 산 부식법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법랑질 접착의 시대가 열렸다. 그 임상적 결과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법랑질을 산으로 부식한 후 레진을 적용한다는 개념은 곧 일반화되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접착은 법랑질에서 이루어졌다. 그 당시 법랑질 부식은 괜찮지만 상아질은 “절대로” 부식시켜서는 안 된다는 개념이 지배적이었고, 심지어 산과 레진 모노머는 치수(pulp)를 죽인다(kill)고까지 생각하였다. 
그런데 1970년대 말, 일본의 Fusayama 교수가 접착에 있어서 혁명적인 개념을 발표하였다(그림 4). 그것은 상아질“도” 산 부식을 하자는 “일괄부식”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 개념은 서구에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앞서나간 개념이어서 크게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것이 실제로 일본에서 가능했던 이유는 서구에 비해서 일본의 와동 형성이 더 보존적이었다는데서(즉 삭제가 적었다는데서) 기인한다. 즉 접착의 많은 부분은 법랑질에서 얻을 수 있었고 상아질은 삭제가 적었기 때문에 술후과민증과 같은 문제가 적었기 때문에 이러한 접착 방법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1978년 Kuraray사에서 발매된 Clearfil Bond System F는 세계 최초의 (인산에 의한) 일괄부식 제품으로, 접착성 모노머로서 2년 전에 개발된 2-(methacryloyloxyethyl)phenyl hydrogenphosphate(Phenyl-P)가 5% 들어있는 제품이었다. 
물론 당시 이 제품은 서구에서는 인정받지 못했고, 1983년 발매된 3M사의 Scotchbond는 Bis-GMA의 chlorophosphate에 기초한 것으로 산부식 없이 상아질의 도말층에 적용되었다. 하지만 상아질 접착제가 상업적으로 유용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즉 “돈이 된다”는 생각), 너도나도 접착제를 출시하였고, 1985년 전후에 걸쳐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들 제품들의 상아질에 대한 접착강도는 참혹할 정도로 낮은 것이었다.

 

3세대 접착제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가 되면서 조금씩 도말층의 구조와 성질이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결국 상아질에 접착을 시키려면 결국 도말층을 어떤 식으로든 처리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아직은 상아질에 산 부식을 한다는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고 실제로는 부식을 하는 것이지만 짐짓 아닌 척 하기 위해 “조절제(conditioner)”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인산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약산을 사용하여 도말층을 살짝 변형시키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1984년 Clearfil New Bond가 Kuraray사에서 출시되었는데, 1년 전에 개발된10-methacryloyloxydecyl dihydrogenphosphate (10-MDP) 모노머에 기초한 것이었고 역시 인산 부식 후 사용되었다. 1987년에 나온 Clearfil Photo Bond는 광중합이 가능하게 된 이중중합형(dual-cure type)이었다. 이 두 제품이 현재까지도 시판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1982년 Bowen은 3단계의 “oxalate 접착제”를 제안하였고, 이는 그 해 Den-Mat사에 의해 Tenure라는 제품으로 상용화되었다. 이 제품은 굉장히 복잡한 기전을 가지고 있어 현재 더 이상 사용되지는 않지만 그 이후의 다단계(multi-step) 접착제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1978년 Masuhara파에 의해 4-acryloyloxyethyl trimellitate anhydride /methyl methacrylate-tri-n-butylborane (4-META/MMA-TBB) 레진이 개발되어, 1983년 유명한 Super-Bond C&B가 출시되었다. 이 레진을 사용하여 1982년 Nakabayahshi는 상아질 접착의 기본적인 기전이 “혼성층(hybrid layer) 형성”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기술하였다. 이 혼성층 형성이라는 개념은 세부에 있어서는 현재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아직까지 상아질 접착의 가장 기본적인 기전이라는데는 변함이 없다 할 것이다.
1984년 Gluma라는 제품이 Munksgaard와 Asmussen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이는 프라이머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제품이다. 즉 이 제품은 산 부식 후 5% glutaraldehyde(GA)와 35% 2-hydroxyethyl methacrylate(HEMA)로 구성되는 프라이머를 적용하고 다시 본딩제를 적용하는 시스템으로, 세부적인 성분은 차이가 있으나 이후의 3단계 4세대 접착제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이 제품의 효과는 GA보다는 친수성 모노머인 HEMA에 있는 것으로, GA는 상아질 접착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 같지는 않고 오늘 날에는 치아과민증을 조절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한편 1987년 3M사에 의해 Scotchbond 2가 개발되었다. 이는 ADA에서 최초로 잠정적으로 인증한 상아질 접착제로, 2.5% maleic acid와 55% HEMA의 수용액으로 구성되는 Scotchprep이라는 자가부식 프라이머와 본딩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결국 이 제품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가부식 접착제의 선구자라고 할 수도 있으나, 산도(acidity)가 낮았고 별도로 법랑질을 부식하도록 되어 있었으므로 기본적인 개념에 있어서는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4세대 접착제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접착제는 4세대 접착제 이후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 이후에 상아질 접착제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있었으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3단계 일괄부식 접착제인 4세대 접착제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 상아질에 대한 산 부식 개념이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차츰 일괄부식 개념이 법랑질만 부식하던 기법을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아직 서구에서는 상아질 부식이 여전히 문제시되고 있었기 때문에 30~40% 정도의 강한 인산보다는 다소 약한 산들이 사용되었다. 제조자들도 여전히 “조절제”라는 단어를 선호하였다. 이러한 약산을 사용하여 법랑질과 상아질을 부식한 후 산은 수세에 의해 제거되었다. 건조된 치면에 프라이머를 적용한 후 마지막으로 본딩제를 바르고 광중합을 하면 복합 레진을 적용할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프라이머란 무엇인가? 프라이머는 결국 친수성의 모노머(산성의 모노머 또는 HEMA)와 용매(물, 에탄올, 아세톤 등)이 들어있는 친수성 레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본딩제는 용매가 없는 비교적 소수성의 레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소수성의 복합 레진이 적용되기 전에 최대한 소수성의 환경을 형성해줌으로써 긴밀한 접착이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Clearfil Liner Bond가 1991년 Kuraray사에 의해 시판되었다. Bisco사는 1990년 All-Bond를 거쳐 1991년 상아질 접착제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는 All-Bond 2를 출시하였다(그림 5). 또한 3M사는 1992년 회사 최초로 일괄부식 개념을 도입하여 Scotchbond Multipurpose를 출시하였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들 제품들은 모든 기질(즉 법랑질과 상아질뿐만 아니라 세라믹, 금속, 레진까지)에 대한 접착을 목표로 하였고 이중중합형이었다(All-Bond 2에 대한 사용 설명서는 소책자로 되어 있다). 이러한 복잡한 시스템으로 인해 임상가들은 혼란스러워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4세대 접착제의 가장 큰 문제는 산 부식에 있었다. 즉 이 시스템에서는 어떤 산을 사용하든 간에 도말층의 완전한 제거가 일어났다. 문제는 수산화인회석에 의해 지지받고 있던 콜라겐이 인산 부식에 의해 수산화인회석이 제거되면 수세 후 건조에 의해 수축한다는 것이었다. 콜라겐이 수축하게 되면 프라이머 레진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감소하게 되어 접착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 “습윤 접착(wet bonding)” 개념이 1992년 Kanca 등에 의해 제창되었다. 이는 탈회된 상아질에 잔여 수분을 남기면 접착강도가 증가된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러한 습윤 접착 개념은 당시의 접착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으나 임상가로서는 난처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적당하게 젖은 혹은 촉촉한 상태를 만들 수 있는가? 사실 임상적인 면에서 생각해 볼 때 깊고 큰 와동에서 전 치면에 걸쳐 균일하게 습윤한 상태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한 가지 해결책은 일괄부식을 처음으로 제창하였던 일본에서 제시되었고 그것이 뒤에 설명할 자가부식 개념이다. 서구에서는 여전히 일괄부식에 기본을 두고 단지 술식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5세대 접착제

1995년 Prime & Bond 2.0(Dentsply사)을 시작으로 해서 무수히 많은 5세대 접착제들이 출시되어 현재 Prime&Bond NT 이외에도 One-Step과 One-Step Plus(Bisco사), Single Bond와 Single Bond 2(3M ESPE사) 등의 제품들이 임상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그림 5). 
이 접착제는 4세대 접착제와 접착 기전은 완전히 동일하고 단지 프라이머에 레진 모노머의 함량을 증가시켜 본딩제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결국 이는 본딩제라기 보다는 단지 좀더 점도가 높은 프라이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레진 모노머의 침투를 증진시키기 위해 4세대 접착제의 프라이머에 비해 좀더 산성의 모노머를 함유하고 있다. 이는 “단일용액형(one-bottle 혹은 single-bottle)”이라는 이름으로 잘못 불리는 바람에 혼란을 야기시켰다. 사실 이들은 인산 부식 후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2단계(two-step) 접착제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 5세대 접착제를 프라이머와 본딩제를 혼동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뿐이라는 의미에서 “바보방지용(fool proof)” 접착제로 폄하하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일괄부식 접착제로는 오히려 4세대 접착제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4세대 접착제와 5세대 접착제는 Scotchbond Multipurpose와 Syntac Single Component(Vivadent사)와 같은 물을 용매로 하는 제품이 다소 예외가 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습윤 접착에 기초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임상가들의 술식에 의해 접착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는 단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6세대 1유형 접착제

6세대 접착제부터 상아질 접착제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은 일괄부식에 대한(versus) 자가부식 개념의 도입이다. 이는 이미 1993년에 Clearfil Liner Bond 2(Kuraray사)가 나오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제품은 1999년 같은 회사에서 출시된 Clearfil SE Bond일 것이다.  이러한 접착제들은 먼저 자가부식 프라이머를 치면에 적용한 후 수세하지 않고 단지 건조만 한 후 비교적 소수성을 가진 본딩제를 적용하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자가부식 개념은 일괄부식을 좀 더 간편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일괄부식 시의 습윤 접착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즉 일괄부식을 위한 접착제는 산성의 모노머를 5~10wt% 포함하기 때문에 pH가 2.5~4.5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산성의 모노머의 함량을 30~40wt%로 증가시켜 pH를 1~2 정도로 하면 이들이 법랑질과 상아질의 도말층을 넘어서 하방의 법랑질과 상아질을 부식시키면서 침투해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즉 습윤 접착이 제창되고 있을 때 거의 같은 시기에 이미 일본에서는 자가부식 프라이머가 개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접착제가 일본에서 선도적으로 개발된 것은 바로 일본의 접착제 제조회사들이 산성의 모노머를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하였고 그러한 특허를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산부식 후 적용되는 일괄부식 접착제에서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던 점이 다시 자가부식 접착제에서 부각되었다. 그것은 자가부식 접착제가 법랑질, 특히 삭제하지 않은(uncut) 법랑질의 접착에 비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조자에 따라서는 삭제하지 않은 법랑질에는 별도의 인산 부식을 할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6세대 2유형 접착제

6세대 접착제 1유형과 2유형은 대개 2개의 병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얼핏 보기에 비슷하지만 사실은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다. 즉 1유형의 접착제는 자가부식 프라이머를 적용한 후 본딩제를 발라주어 복합 레진을 적용하기 전의 최종적인 표면이 비교적 소수성이지만, 2유형의 접착제는 2개의 병을 사용 직전에 섞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친수성이 된다. 즉 후자는 단지 친수성 성분과 소수성 성분을 섞어 1병으로 만들기 위한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2병으로 나누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6세대 2유형 접착제는 실제로는 6세대 1유형 접착제보다는 뒤에 설명할 7세대 접착제와 접착 기전이 유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7세대 접착제

2002년부터 iBond(Heraeus Kulzer사)를 비롯하여 완전히 1개의 병으로 된 접착제가 출시되기 시작하였다(G-Bond(GC사), S3 Bond(Kuraray사) 등). 화학적 안정성의 문제로 2개의 병에 공급되어 혼합하여 도포하던 6세대 2유형 접착제에서 제조기술이 다소 향상되어 나온 것이 바로 7세대 접착제인 것이다(all-in-one systems). 6세대 2유형 접착제와 7세대 접착제는 이전의 6세대 1유형 접착제에 비해 술식이 다소 단순해졌다는 장점은 있으나 실제 접착 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것은 1개의 병에 친수성과 소수성의 성분이 함께 들어있다는 점(7세대 접착제), 또한 이들 접착제들에 의해 형성된 최종층이 다소 친수성을 가지기 때문에 소수성을 가지는 복합 레진의 적용에 있어 불리하다는 점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7세대 상아질 접착제는 접착 강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출시된 상아질 접착제 중에서 임상적으로 가장 간편한 접착제이므로 빠른 속도로 그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결 론 - 그렇다면 8세대 접착제는 어떠한 형태일까?
그렇다면 차세대, 즉 8세대 접착제는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과연 “zero”단계 접착제라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최근 거의 동시에 개발되어 곧 국내에도 시판 예정으로 있는 All-Bond 3와 All-Bond SE(Bisco사)는 이러한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즉 아직까지는 0단계 접착제라고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당분간은 여전히 일괄부식 접착제(All-Bond 3)와 자가부식 접착제(All-Bond SE)가 공존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얘기한 바와 같이 상아질 접착의 기본 기전은 여전히 혼성층 형성이지만 자가부식 접착제에서 일부 화학적인 결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기계적 결합(즉 혼성층 형성)과 화학적 결합의 균형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상아질 접착제가 개발된다면 보다 내구성이 우수한 접착면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상아질 접착제가 개발되더라도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법랑질과 상아질의 구조와 상아질 접착제 및 복합 레진의 올바른 적용 방법을 이해하고 임상 증례에 맞추어 활용하는 것이라 하겠다.

 

1. Eliades et al. Dental hard tissues and bonding: interfacial phenomena and related properties. Springer, 2005.
2. Nakabayshi & Pashley. Hybridization of dental hard tissues. Quintessence Publishing Co Ltd, 1998.  

3. Summitt et al. Fundamentals of operative dentistry: a contemporary approach, 3rd ed. Quintessence Publishing Co Inc, 2006.